시(2010, Poetry) – 누구나 가슴에 시 하나쯤은…

#1

누구나 가슴에 삼천원 쯤이 아닌, 시를 품고 있다고 주장하는 영화.

농담이고,
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늘 현실을 잔인하게(무덤덤하게) 투영하기에 불편한 영화다.
오아시스도 그랬고, 밀양은 그 불편함이 예상되서 보지않았고(그렇다고 일부러 안본것은 아니다;;)

영화는 미자( 윤정희 )가 시를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있다.
왜 그리도 미자는 “선생님, 시는 어떻게 쓰는거에요? 너무 어려워요.”  라고 물어대던지.

영화속 시선생은 누구나 가슴에 시는 품고 있지만, 마음먹지를 못하기에 쓰지 못한다고 했다.
그래서인지 문화교실 시수업의 수많은 학생들 중
유일하게 미자만 시를 완성한다.

그녀만이 완성한 시는 그녀가 영화내내 그녀의 시선으로 보고 들은 것들과(설령 그것이 주책맞은 할머니의 시선일지언정)
이제는 죽고 없는 그 소녀의 시선으로 그려진 시다.
그녀는 그 소녀에게 미안했기에 소녀의 흔적을 쫓아다녔고,
그 소녀의 마음으로 시를 썼다.
그래서인지 시는 미자의 목소리로 전해지다가,
다시 소녀의 목소리로 전해진다.

미자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<아녜스의 고백>은 영화내내 미자가 돌아다닌,
장소를 흝으면서 들려지고 소녀가 들려줄때즈음엔 영화처음과 같은
그 다리로 돌아간다.

그때의 그 전율과 감동이란,
눈물이 핑 돌았다.
영화엔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 시수업교실 학생들도
선생이 미자가 놓고간 시를 읽어줄때 눈물을 흘렸으리라.

#2

그녀의 마지막 선택은 아마, 그랬으리라 생각된다.
깔끔하게 정리한 집과 손자녀석에 대한 배려는 그래서 더 서글펐던것 같다.

여자친구의 표현을 빌리면 ‘가슴이 먹먹한’ 영화.
딱, 적절한 표현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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